애플의 삼성전자 제소, 필립스의 서울반도체 제소 등, 최근 들어 우리 기업을 상대로 한 외국기업의 특허 공세가 날로 심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 상반기 국제특허소송이 대기업 및 전기전자·정보통신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는 특허청 자체 조사결과와도 일치하는 것이다. 실제로 상반기 국제특허소송사건은 총 33건 중에서 대기업 관련 사건이 26건(79%), 전기전자·정보통신 분야 관련 사건이 30건(91%)을 차지했다.
특허청은 27일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국제특허분쟁 관련 애로사항 및 정부 정책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지난 26일 특허청 서울사무소 대회의실에서 최근 국제특허분쟁을 겪고 있는 기업들과 간담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필룩스 노시청 회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이동근 상무 및 LG전자 김주섭 상무 등 기업 관계자 모두는 이구동성으로 기업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지원정책이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수준 높은 국내 선행기술 전문조사기관의 부족을 지적하며 관련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을 요청하였고, 주성 엔지니어링은 종래 선진국에 치우쳐 있는 지재권 분쟁 관련 정보의 범위를 신규시장인 제3세계까지 확대하여 수집·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참석기업들은 우리 법원의 일관성 없는 특허무효 판단기준을 지적하는 한편, 선진국 법원에 비해 자국 특허권자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국내 법원 풍토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면서 특허청이 명확한 무효 판단기준을 만들어 배포하고, 특허권자 보호에 앞장서 달라는 주문을 하기도 했다.
이에, 특허청은 간담회에서 제안되고 논의된 사항들을 정리하여 즉시 조치가 가능한 사항에 대해서는 8월 안에 시행키로 하였으며, 일부 추가 검토가 필요한 사항들에 대해서는 참석기업과 공동으로 태스크포스를 구성하여 기업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대책을 만들기로 했다.
향후 특허청은 태스크포스의 운영과 그동안 파악된 국제특허분쟁의 문제점 분석을 통하여 기업에게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종합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며, 그 대책의 일환으로 외국기업의 특허 공세에 대해 기업이 공동 대처할 수 있도록 ‘국제특허분쟁 대응을 위한 기업협의체’ 구성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특허청은 국제특허분쟁 대응능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을 위하여 국제특허분쟁에 대한 전문상담 및 관련 대응전략과 정보를 전문적으로 제공해주는 ‘(가칭)국제특허분쟁대응센터’를 설치할 예정이고, 분쟁징후를 인지하지 못하여 갑작스러운 분쟁으로 피해를 입는 기업들을 위해 국제특허분쟁의 위험을 사전에 고지하여 줌으로써 기업들이 분쟁에 적극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국제특허분쟁 조기경보체제’ 역시 구축할 예정이다.
한편,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팀 강경호 과장은 “최근 우리기업의 국제특허분쟁은 특허괴물로 표현되는 NPE(Non Practicing Entity)의 소송건수가 줄어들면서 전체적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삼성전자 등 우리나라 글로벌 기업에 소송이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서, 국제특허분쟁사건이 사건에 따라서는 국가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이야말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